⌜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붉은 구름(마히피우아 루타) 연설문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오늘 내 앞에 있는 친구와 형제들! 위대한 정령이 우리 모두를 만들었으며, 그분 역시 지금 이곳에서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계시다. 위대한 정령은 우리 부족에게도 대지의 한 조각을 주었고, 당신들에게도 대지의 한 조각을 주었다. 그런데 당신들이 우리 부족이 가진 대지로 낯선 자처럼 걸어 들어왔고, 우리는 당신들을 형제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위대한 정령이 당신들을 만들 때, 그분께서는 당신들을 흰색으로 만들었으며 좋은 옷을 해 입혔다. 하지만 우리를 만들 때는 붉은 색 피부와 가난을 주었다. 처음 당신들이 이곳에 왔을 때 우리는 숫자가 무첫 많았고 당신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제 당신들은 숫자가 많고, 우리는 적다. 그리고 가난하다.
당신들은 지금 당신들 앞에 서서 연설하는 이 사람이 누구인지 잘 모를 것이다. 이 사람은 이 대륙의 첫 주민인 아메리카 종족의 대표로 이 자리에 서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들이지 나쁜 사람들이 아니다. 당신들이 그동안 우리에 대해 들어 온 소문들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좋은 마음씨를 지닌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당신들은 우리를 살인자나 도둑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결코 그런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가진 땅 거의 전부를 당신들에게 내주었다. 우리에게 땅이 더 있다면 기꺼이 주었겠지만, 이제 우리에게 남은 땅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당신들에게 내쫗겨 섬처럼 작은 땅에서 죄수같이 생활하고 있다.
위대한 정령은 우리 부족을 가난하고 무지한 종족으로 만들었지만, 당신들에게는 지혜와 부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기술을 주었다. 당신들에게는 길들인 동물을 주었고, 우리에게는 야생의 사냥감을 주었다.
서부 지역으로 여행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도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당신들에게 아이들이 있듯이, 우리에게도 아이들이 있으며, 우리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다. 그러니 우리를 도와달라.
1852년 말 샛강(호스 크리크) 아래쪽에서 당신들의 대추장과 우리는 평화조약을 맺었다. 우리는 앞으로 50년 동안 당신들이 우리 땅을 무사히 통과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그 약속을 지켰다. 우리는 누구도 죽이지 않았고, 약탈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들의 군대가 쳐들어왔다. 군대가 오면서 많은 문제와 혼란이 일어났다. 그들은 우리 인디언들을 죽이고 함부로 대했다. 군대가 오기 전에는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았으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조약을 맺은 이후로 당신들 정부는 우리에게 약속한 대로 많은 물자를 보냈지만, 단 한 번만 우리 손에 도착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도로 빼앗아가 버렸다. 그 물자들이 제대로 처리되도록 당신들이 좀 협조해 달라.
당신들의 정부 관리는 우리더러 농장으로 가라고 명령했다. 당신들의 농장에 끌려가서 일한 우리 인디언들은 말할 수 없이 나쁜 대접을 받았다. 나는 오직 평화를 원한다. 그것은 위대한 정령도 알고 계신다. 당신들과 우리 둘 다 만드신 위대한 정령도 우리가 평화를 지키기를 원하신다.
재작년에 당신들의 대추장이 보낸 관리가 우리를 찾아와 또다시 서류를 내밀었다. 우리는 무지해서 거기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 관리는 그것이 백인 군대를 철수시킬 것이고 더 이상 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라며 우리더러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통역자가 거짓말을 한 것임이 밝혀졌다. 우리가 서명을 하자 그들은 우리에게 미주리 강 저쪽으로 이주하라고 명령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정의와 약속의 이행이다. 나는 그것을 얻기 위해 워싱턴의 대추장에게 여러 번 연락을 시도했지만 빈번이 실패했다. 당신들이 나를 좀 도와주기 바란다. 나는 수 족 인디언들을 대표하는 사람이며, 모두가 내 말을 따를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데 당신들은 지키지 않는다. 나는 오늘 이 말을 하고 내일 저 말을 하는 점박이 꼬리(스포티드 테일)가 아니다. 나를 보라. 나는 가난하고, 멈에 걸친 옷가지도 많지 않다. 하지만 한 부족의 추장이다.
우리는 부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의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는 일이다. 사람답게 키우는 일, 그것 말고 바르게 키우는 일이 또 있겠는가? 우리 인디언에게 있어서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란 인디언답게 키우는 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되는 일이지 당신들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당신들의 자유, 당신들의 깨달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자유와 우리 자신의 깨달음이다.
부라는 것은 좋은 것이 못 된다. 우리는 그것을 저 세상까지 갖고 갈 수도 없다. 우리는 부가 아니라 평화와 사랑을 원한다. 당신들의 목사 한 사람도 우리에게 말하기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갖고 있는 재산은 다음 세상으로 갈 때 갖고 갈 수 없노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그 목사를 포함해 얼굴 흰 사람들 모두가 이 세상의 부를 우리에게서 강탈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무슨 까닭인가?
나는 어린 시절을 상인들 틈에서 보냈다. 처음에 상인들이 이 대륙에 들어왔을 때 그들은 우리와 좋은 여름을 보냈다. 그들은 우리에게 옷 입는 법과 담배 피우는 법, 총과 화약 다루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워신턴 대추장은 서서히 종류가 다른 사람들을 우리에게 보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끝없이 속임수를 쓰고 술에 취해 살았다. 너무 질이 나빠서 대추장이 다른 마을로 추방한 자들처럼 보였다.
나는 얼굴 흰 대추장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했지만,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조차 의문이다. 가는 도중에 이야기가 다 곁길로 새어 버린 것 같다. 아무리 기다려도 답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이 말을 직접 전하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 것이다.
왜 문제가 일어났는지 내가 말해 주겠다. 처음 얼굴 흰 사람들과 조약을 맺을 때 우리의 처지는 이러했다. 우리 고유의 삶의 방식과 전통들은 끝나가고 있었고, 우리가 의존해서 살아가는 사냥감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 흰 사람들이 사방에서 우리를 죄어 오고 있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을 건지기 위해선 그들의 방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얼굴 흰 사람들의 정부는 우리가 땅을 일궈 먹고 살 수 있도록 모든 연장을 주고 농사짓는 법도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충분한 식량을 보내 주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얼굴 흰 사람들처럼 독립적이 되어 미국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했다.
누구보다도 군대 관리들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었지만, 우리는 그냥 보호구역 안에 홀로 내버려졌다. 인디언 담당국이 생겨 관리들의 숫자가 늘어나긴 했어도 그들은 많은 액수의 봉급만 챙겨 갈 뿐이고, 오히려 문제의 발단이 되었다. 그들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 자신 챙기기에 바빴다. 그들을 통해 정부와 이야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들은 우리를 앞으로 내세우기보다는 뒷전에 처박아 둠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가로챘다.
우리는 땅을 일굴 어떤 농사 도구도 받지 못했다. 그들이 우리에게 준 서너 가지 연장도 전혀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식량 배급도 현저히 줄었다. 그들은 우리가 게으른 탓이라고 나무랐다. 그것은 순전히 거짓말이다. 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아무 도구도 없고 농사법도 배우지 못한 채 어떻게 땅을 갈란 말인가?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판단하지 못할 리 없다.
그들은 더 큰 말과 황소로 바꿔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우리가 가진 조랑말들을 다 끌고 가 버렸다. 그것이 한참 전 일인데도 아직 말과 황소 얼굴조차 구경하지 못했다. 그나마 우리가 가진 연장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시도했었다. 하지만 매번 이런저런 이유로 그들은 우리를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내몰았다. 아니면 조만간 또 옮길 테니 그리 알라고 통보하는 식이었다. 우리믠 문화를 없애기 위해 전심전력을 기울이면서도, 자신들의 문화를 우리에게 소개하지 않았다.
우리의 진정한 추장들이 가진 힘을 빼앗기 위해 얼굴 흰 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추장들은 우리 인디언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진정으로 원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추장이라는 이름만 가진 소인배들이 나타나 우리를 혼란과 불행으로 이끌었다. 예를 들어, 점박이 꼬리 추장 같은 자는 얼굴 흰 자들의 방식을 원했다가 한 인디언으로부터 암살당했다. 그들은 내 영향력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비난과 욕설을 퍼뜨렸다. 정부로부터 돈을 받고 매수된 인디언들은 우리에게 얼굴 흰 자들의 방식을 가르치려 들었다.
나는 다른 많은 부족들도 방문해 보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불행을 겪고 있었다. 모든 것이 우리의 기운을 꺽는 일만 있을 뿐, 용기가 될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부의 돈을 받고 일하는 관리들은 모두 돈 벌기에만 바쁠 뿐, 우리를 위해선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당신들은 우리가 이 모든 일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죄수들이다. 군인들이 아니라 강도들의 손에 붙들린 포로들인 걸 어찌하겠는가. 군인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우리를 감시하기만 할 뿐, 일을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말하지 않는다. 우리를 대변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처지에 대해 몹시 분개하는 척하면서 이렇게 사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 기적에서 벗어나려고 목소리를 냈지만,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또 다른 조약들이 맺어졌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배급은 전보다 더 줄어들었고, 충분한 식량을 받지 못한 우리는 굶기를 밥 먹듯 했다. 땅을 갈아 곡식을 얻을 연장도 씨앗도 없었다. 그런데도 식량 배급은 자꾸만 줄어들었다. 일주일 먹어도 모자랄 양을 갖고 이 주일 넘게 버텨야 했다. 양식이 떨어지면 대체 무얼 먹으란 말인가? 사람들은 굶주림과 절망에 빠졌고, 아무 희망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우리가 싸울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좋은 게 무엇인가? 남자들은 싸우다가 떳떳하게 죽을 수 있지만 여자와 아이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어떤 이들은 신의 아들을 보았다고 말한다. 나는 그를 본 적이 없다. 그가 이 세상에 온다면 아마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많은 위대한 일들을 행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만난 적도 없고 그가 하는 일을 본 적도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의심이 간다. 그 무렵 또 다른 관리가 찾아왔다. 그가 하는 말들은 무척 그럴싸하게 들렸지만, 새로운 조약을 맺는다고 해서 옜날과 달라질 것이 무엇인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약서에 서명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자 그는 최소한 자기만은 약속을 지킬 것이며 절대로 우리를 속이지 않겠노라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했다. 그의 말이 우리 부족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명을 해 주었다. 그런데 그 관리가 죽었다. 그와 함께 우리의 희망도 죽어 버렸다. 또다시 절망이 밀려왔다. 식량 배급은 더 줄어들었고, 우리가 그 관리에게 서명을 해 주었기 때문에 얼굴 흰 자들은 우리 땅을 차지해 갔다. 그 조약서에는 땅값을 지불하겠다고 분명히 적혀 있었지만 돈을 받기란 이미 틀린 일이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조사하러 나온 관리는 우리의 굶주림을 종교적인 금식이라고 말하는거 하면, 식량을 낭비하고 있다고까지 비난했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것을 보았단 말인가? 갖고 있지도 않은 식량을 어떻게 낭비한단 말인가? 우리를 절망 속에 빠뜨려 놓고 그런 식으로 조롱해도 되는가? 우리에게는 신문도 없고, 아무도 우리를 대변해줄 사람이 없다. 그 결과 어처구니없게도 배급이 또다시 줄어들었다.
당신들은 하루 세 끼 밥을 먹고 행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살기 때문에 인디언들이 얼마나 굶주리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거의 굶어 죽기 직전이며, 절망감으로 미쳐 버릴 것만 같다. 죽어 가는 아이들을 손에 안고 있으면 영혼이 떠나가면서 전율하는 어린 것이 느껴진다. 그러면 이내 우리의 두 팔엔 죽은 육신만이 놓여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신마저도 우리를 잊은 듯하다.
처음에 워신턴의 얼굴 흰 대추장이 우리에게 관리를 보내 우리의 사냥터를 지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바다와 산들이 있는 서쪽으로 기차가 갈 수 있도록 길을 낼 것이며, 자기들은 금을 캐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부족들이 있는 곳엔 전혀 머물지 않고 그냥 통과만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추장들은 우정과 선의의 표시로 그 위험한 뱀이 우리 땅 한가운데로 지나가는 것을 허락했다. 우리는 여행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협정 문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얼굴 흰 자들은 우리 땅에다 요새를 쌓기 시작했다. 작은 소나무 골짜기에서 나무를 넘어뜨리는 그들의 도끼 소리를 당신들도 들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조상들의 영혼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얼굴 흰 자들이 옥수수를 심기 위해 우리의 신성한 무덤들을 파헤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으란 말인가?
얼굴 흰 자들을 받아들인 것은 우리의 불행이었다. 우리는 계속 속아 왔다. 그들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몇 가지 반짝이는 것들을 가져왔다. 우리 것보다 흴씬 성능이 좋은 무기들을 가져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늙음과 허약함과 슬픔을 모두 잊게 만드는 독한 술을 가져와 우리에게 마시게 했다.
누구의 목소리가 이 땅에 맨 먼저 울려 퍼졌는가? 활과 화살을 지닌 얼굴 붉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맨 먼저 이 땅에 울려 퍼졌다. 이 나라에서 일어난 일들을 우리는 원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얼굴 흰 사람들이 이 나라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들은 지나가면서 언제나 뒤에 피로 얼룩진 발자국을 남긴다.
그들은 내가 기억할 수도 없는 수 많은 약속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오직 한 가지 약속만 지켰다. 우리 땅을 먹겠다고 약속했고, 우리 땅을 먹었다. 얼굴 흰 자들이 우리가 사는 모든 땅을 다 탐낸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들은 탐욕스럽기 짝어 없다. 인디언이 발을 딛고 서 있는 마지막 한 뼘의 땅마저도 그들은 손에 넣기를 원한다. 오직 땅을 차지하겠다는 일념만으로 그들은 우리 인디언들을 못살게 굴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어떤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 조상들의 손바닥만 한 땅을 지키기 위해 맺어진 조약들도 모두 헛된 것이 되고 말았다. 그 조약들은 담뱃대의 연기와 함께 맺은 성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얼굴 흰 자들에게는 아무것도 성스럽지 않다. 조금씩 조금씩, 어떤 동물도 능가할 수 없는 탐욕과 잔인함을 갖고서 모든 것을 손에 넣는다. 이미 떡을 다 차지하고도 떡고물마저 가지려 하고 있다.
이곳에는 두 개의 산이 있다. 검은 산(블랙 힐즈)와 큰 뿔 산(빅 혼 마운틴)이 그것이다. 나는 얼굴 흰 대추장이 그 산들에 도로를 내지 않기를 희망한다. 나는 이것을 세 번이나 말했으며, 네 번째로 그것을 말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늘에 계신 위대한 아버지께서 우리 부족 모두에게 축복을 내리시기를 기원한다. 우리가 평화롭게 나아가고, 우리의 모든 날들을 평화 속에서 보낼 수 있도록. 하늘에 계신 위대한 아버지는 자신의 얼굴 흰 자식들만이 아니라 우리 얼굴 붉은 자식들도 굽어보고 계실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를 이 지상으로부터 들어 올리실 거라고 나는 믿는다. 우리 역시 그분의 자식이니까. 오늘 우리가 이 드넓은 평원에서 악수를 함으로써 우리는 영원히 평화롭게 살 것이다.
오늘 나는 나의 집으로 돌아간다. 우리 부족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을 당신들이 보내 주기를 나는 희망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보내진 말라. 어떻게 된 것이 당신들은 온통 가난한 사람들만 우리에게 보내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자신들의 호주머니 채울 생각만 한다.
오늘 여기에 올 수 있어서 나는 기쁘다. 당신들은 대지의 동쪽에 속해 있고 나의 부족은 대지의 서쪽에 속해 있다. 내가 이곳에 와서 말함으로써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또한 내 얘기를 들어 주어서 대단히 감사하다. 오후에 나는 집으로 돌아간다. 내가 말한 것에 대해 당신들이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우리는 곧 이 대지를 떠날 것이지만 대지 자체는 영원하다. 우리가 그 영원함을 파괴해선 안된다. 마음을 다해 작별 인사를 남기는 바이다.
출처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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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저자 | 시애틀 추장 외 (류시화 엮음) |
출판사 | 더숲 |
페이지 | P.455 ~ 465 |